독일에서 거의 9년째 살면서, 처음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베를린 여행 전, 주변 친구들로부터 받은 유용한 정보를 바탕으로, 베를린에서 반드시 체험해야 할 명소와 활동들을 선별해 보았다. 이 여정은 하루짜리 교통 패스, 점심과 저녁 식사비, 그리고 박물관 입장료(박물관 방문을 원하는 경우)만 포함되어 있는 매우 경제적인 여행이다.
투어는 Kaiser-Wilhelm-Gedächtniskirche (Breitscheidplatz, 10789 Berlin)에서 시작되므로, 오전 10시까지 해당 교회로 향해야 한다.
Gedächtniskirche (신교도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이 교회는 1891년부터 1895년 사이에, 당시의 독일 황제 카이저 빌헬름 (Kaiser-Wilhelm) 2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공습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어, 원래 건물의 일부만이 현재까지 보존되어 있다. 반쯤 무너진 듯한 교회의 모습은 전쟁의 참혹함을 상기시키며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한다.
교회 바로 옆에 위치한 Motel One은 방문객들이 건물 최상층(주변에서 제일 높음) 으로 올라가 바에서 음료를 즐기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Siegessäule (베를린 전승기념탑)
교회를 둘러본 후, 다시 100번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더 가면 Siegessäule, 즉 베를린 전승기념탑에 도착한다. 이 탑은 약 67m 의 높이를 자랑하며, 정상에는 승리의 여신을 상징하는 화려한 금빛 빅토리아 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여신상은 손에 월계관과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승리와 평화의 의미를 함께 전달한다.
방문객들은 4유로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탑 내부의 작은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고, 계단을 통해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전망대에서는 베를린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포토 스팟이다.
참고로, 이 기념물이 위치한 원형 교차로는 신호등이 없어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면 지하터널로 향하는 입구를 발견할 수 있으니, 이 지하 통로를 통해 안전하게 건너가자!
Schloss Bellevue (벨뷔 궁)
승리의 기둥을 둘러본 후, 100번 버스를 다시 타고 한 정거장을 이동하면 Schloss Bellevue에 도착합니다. 이 곳은 독일 대통령의 공식 관저로, 1786년에 건축가 마이클 필립 부우만(Michael Philipp Boumann)에 의해 설계되었습니다. 원래는 왕족의 여름 궁전으로 사용되던 이 건물도 제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되었다가 전후에 재건되었고, 1959년부터는 독일 대통령의 관저로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Haus der Kulturen der Welt (세계문화의 집)
Schloss Bellevue를 구경한 후, 인근 공원을 따라 Haus der Kulturen der Welt, 즉 세계 문화의 집으로 향했다. 이 건물은 미국이 베를린에 선물한 것으로, 원래는 1957년 인터바우 전시회를 위해 건축된 미국 회관이었다고 한다. 건축가 휴 스텁빈스(Hugh Stubbins)가 설계한 이 건물은 현대 건축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특히 유니크한 지붕 구조로 유명하다. 다양한 전시, 공연, 회의 등이 항상 열리는 이 곳은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중심지입니다. 많이 걸었다면, 여기에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한, 화장실 사용이 무료이니, 급하게 화장실을 찾는 이들에게도 편리한 장소이다.
Brandenburger Tor (브란덴부르크 토어)
커피한잔을 즐긴후 조금 더 걸어서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 중 하나인 브란덴부르크 토어로 향했다.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제작된 이 건축물은 원래 도시의 관문 중 하나였다고 한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높이가 약 26미터에 다섯 개의 통로로 구성되어있으며 중앙의 통로는 귀족과 왕족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브란덴부르크 토어의 정상에는 평화의 여신을 나르는 승리의 여신을 상징하는 Quadriga라는 조각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조각상은 나폴레옹 전쟁 기간 동안 프랑스에 의해 약탈되었다가 나중에 베를린으로 돌아왔다.
브란덴부르크 토어는 베를린 장벽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20세기의 자유와 통합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Holocaust Mahnmal (홀로코스트 추모관)
브란덴부르크 문 바로 옆에는 “학살당한 유럽의 유대인 기념비(Denkmal für die ermordeten Juden Europas)”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기념물은 나치 독일에 의해 대량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기념물은 약 19,000m²의 부지 위에 2,711개의 콘크리트 블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블록들은 서로 다른 높이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배열은 방문객들이 기념물 사이를 거닐며 경험하는 혼란과 분리감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고통과 혼란을 상징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한다.
기념물 안으로 들어서면, 도시 한복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세상의 소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Unter den Linden (운터덴린덴)
Unter den Linden은 독일 베를린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유명한 대로로, 린덴 나무로 둘러싸인 이 아름다운 거리는 17세기 초 프로이센 왕가의 여름 궁전과 베를린 시티 센터를 연결하는 목적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 거리는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Humboldt Universität), 구 도서관 알테스 팔라이 (Altes Palais) 등 유명 관광지들로 이어지지만, 저는 겨울에 베를린을 여행 중이라 100번 버스를 타고 지나가며 이 거리를 눈으로만 감상했다. 린덴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이 거리를 걷는다면, 겨울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한다.
Schloßbrücke
Schloßbrücke는 Unter den Linden 대로에서 박물관 섬 쪽으로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슈프레(Spree)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다리입니다. 이 신고전주의 양식의 다리는 1821년부터 1824년 사이에 건설되었으며, 다리 위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여러 조각상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Altes Museum (구 박물관)
Museum Island에 자리 잡은 Altes Museum은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역사적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로, 다양한 문화와 역사의 보물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록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이 부족해 방문하지 못했지만, 다음 번 베를린 방문 시 꼭 들러보고 싶다.
Berliner Dom (베를리너 돔)
Museum Island에 위치한 베를린 대성당도 놓칠 수 없는 명소이다. 1905년에 완공된 이 신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은 그 자체로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가능하다면 내부를 직접 탐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곳은 베를린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장소다.
Berliner schloss (베를린 성)
Museum Island에 위치한 베를린 은 현재 Humboldt Forum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수세기에 걸쳐 프로이센 왕가와 독일 황제의 주거지로 사용되었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15세기에 처음 건설된 이 성은 2차 세계대전 중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전후 동독 정부에 의해 1950년대에 철거되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부터는 Humboldt Forum이 궁전의 위치에 재건되기 시작했으며, 원래 궁전의 외관을 재현하면서 현대적 요소를 결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는 다양한 박물관, 도서관, 전시회, 토론 등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므로, 방문하여 직접 구경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화장실 이용도 가능하다.
Alexanderplatz (알렉산더 광장)
마지막 100번 버스의 종점인 이곳은 유명한 공공 광장이다. 이 광장의 이름은 1805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1세를 기념하기 위해 명명되었다고 한다. 이 광장근처에는 또 유명한 베를린 TV타워가 있다. 이타워는 높이가 약 368미터이다. 시간이 나면 한번 올라가서 베를린 전경을 구경해도 좋다.
Alexanderplatz는 100번 버스의 종점이며,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공공 광장 중 하나이다. 이 광장은 1805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더 1세를 기념하여 명명되었다고 한다. 광장 근처에는 유명한 베를린 TV 타워가 위치해 있으며, 이 타워의 높이는 약 368미터이다. 타워에 올라가면 베를린 전경을 감상 할 수 있다.
East Side Galerie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East Side Gallery는 베를린 장벽 붕괴 후 남은 가장 긴 구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갤러리 중 하나이다. 1990년, 독일 통일 직후에 설립된 이 갤러리는 약 1.3km에 달하며, 전 세계 예술가들이 자유, 평화, 통일의 메시지를 담아 그린 100개가 넘는 벽화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드미트리 브루크(Dmitri Vrubel)가 그린 “내 형제를 키스하라 (My God, Help Me to Survive This Deadly Love)”입니다. 이 벽화는 소련의 레오니다스 브레즈네프와 동독의 에리히 호네커 사이의 유명한 입맞춤을 묘사하고 있으며, 냉전 시대의 이데올로기적 긴장과 정치적 상징주의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 앞은 항상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며, 베를린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포토 스팟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 역시 이곳에서 인생샷을 남겼다.
Mauerpark (마우어 파크)
Mauerpark, 독일어로 ‘장벽 공원’을 의미한다. 이 공간은, 한때 베를린 장벽으로 인해 분단되었던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사이의 경계선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장벽이 철거된 이후, 이곳은 시민들의 여가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베를린에 일요일에 머무른다면 반드시 Mauerpark을 방문하도록 하자!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활기찬 벼룩시장에서는 다양한 빈티지 의류 (베를린 하면 빈티지), 수공예품, 중고 물품 등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다채로운 라이브 공연들이 펼쳐지는데, 그 중에서도 대규모 야외 카라오케 이벤트는 특히나 유명하다.
Gemüse Kebab
베를린을 방문했다면 케밥을 꼭 맛보자! 특히, Gemüse Kebab은 전통적인 케밥에 신선한 다양한 채소와 샐러드를 추가해 더욱 건강한 맛을 선사합니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케밥을 맛보았지만, 베를린에서 경험한 케밥의 맛이 가장 맛있었다.
Currywurst (카레 소시지, 커리부르스)
베를린의 또 다른 먹을거리는 바로 Currywurst다. 이 요리는 1949년 베를린의 한 여성이 미군 부대로부터 얻은 커리 가루와 케첩을 사용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독일 전역에서 사랑받는 음식이다. 베를린에서는 커리소시지뿐만 아니라 껍질 없는 커리소시지 (Currywurst ohne Haut)도 맛볼 수 있는데, 껍질 없는 커리소시지는 베를린에서만 특별하게 즐길 수 있으니 체험을 추천한다. 보통의 커리소시지보다 훨씬 부드럽다, 개인적으로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