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륀콜 (Grünkohl)
오늘은 독일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그륀콜 (Grünkohl)’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대개 독일 음식하면 소세지, 슈바인 학센 (Schweinhaxe), 슈니첼 (Schnitzel) 같은 음식들이 떠오르지만, 나는 겨울에 북부에서 많이 먹는 그륀콜 (Grünkohl)을 특별히 좋아한다.
그륀콜 (Grünkohl)은 독일 북부에서 특히 인기 있는 전통 채소로, 영어로는 ‘kale’이라고 불린다. 이 채소는 추운 계절에 주로 소비되며, 중세 시대부터 독일에서 재배되고 소비되어 왔다. 겨울철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케일 (kale)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중요한 식품 자원이었다. 특히 해안 지역에서 겨울철 강한 바람과 낮은 기온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인기가 많았다. 그륀콜 (Grünkohl) 시즌은 겨울철 첫 서리가 내린 후부터 시작된다. 서리가 내린 후에는 케일의 전분이 자연스럽게 설탕으로 변환되어 맛이 더 달고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륀콜 (Grünkohl)을 먹으면 마치 입에서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그륀콜을 주문하면,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푹 끓인 부드러운 케일 (kale)과 소금에 절여 훈제한 돼지고기 등심, 즉 ‘카슬러 (Kassler)’와 소시지, 그리고 삶은 감자나 매시드 포테이토가 함께 나온다.
그륀콜 (Grünkohl)하면 독일에서 가장 작은 주인 브레멘 (Bremen)도 유명하다. 여기서는 그륀콜 (Grünkohl)을 카슬러 (Kassler)와 ‘핑켈 (Pinkel)’이라는 특별한 소시지와 함께 먹는데, 핑켈은 소시지에 곡물을 추가로 넣어 독특한 질감과 맛을 주기때문이다.
이 맛있는 음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아마도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독일을 방문할 때 대부분 이 음식을 접할 기회가 적은 봄, 여름, 가을에 오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나 겨울에 독일에 오면 생소할 수 있는 그륀콜과 함께 맥주 한 잔 꼭 도전해보자. 3년뒤 독일을 떠나고 나면 가장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될 것이다.